정부의 잇따른 경기회복전망에도 불구하고 전기기자재업종의 체감경기가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연초부터 전기동 등 국제원자재가격이 수직상승하고 배선기구나 조명기기등 전기자재의 주요 민수시장인 건설업이 주택시장 침체로 수주액이 감소세로 전환되면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비철금속 등 주요원자재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산업체의 설비투자가 살아날 기미가 없어 이부문의 경기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전기기자재업종의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현금결제 감소로 인한 자금 경색, 연초부터 치솟고 있는 물가 등 여러 가지 경기 불안 요인이 겹쳐 전기관련 중소기업이 꽁꽁 얼어붙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전기업종의 주요 원자재인 전기동 가격은 지난해 12월 25일에 kg당 3천원대를 돌파한데 이어 지난 6일에는 3천189원을 기록, 업계의 채산성 악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2월 평균인 2천917원보다 9.32%나 급상승한 것이며 7월의 2천267원에 비해서는 40.67%나 오른 가격이다.
위축된 수요도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3천397억원을 기록했던 전기조합 단체수의계약물량이 올해에는 장기 경기침체의 여파로 위축될 것으로 우려돼 전기공업계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설비투자부문에 대한 활성화를 유도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업종특성상 이효과가 전기업종에 까지 파급되기까지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수요증가는 하반기이후에도 불투명한 실정이다.
조명기기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현재도 매출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조명업계는 급속히 얼어붙은 건설경기와 정부의 저효율조명기기 생산금지조치로 경기침체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조명기기나 배선기구 등의 주요수요처인 건설업의 침체가 지속돼 이들 업종에 자재를 공급하는 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분석에 의하면 1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 전망치가 64.1로 지난2000년 9월(47.0)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공사물량 경기실사지수도 주택부문의 경우 61.5, 비주택부문은 67.9를 각각 기록해 상당기간동안 주택경기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하강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기공업계 관계자들은 "정부와 일부 전기관련 단체에서는 전기업종의 경기가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올해 관납과 민수부문 모두 수요가 확대될 특별한 호재가 없는데다 수배전반과 변압기 발전기 UPS등이 오는 3월까지만 단체수의계약품목으로 한시적으로 지정돼 중소기업들의 경우에는 자칫 지난해보다 더한 혹독한 수요부족에 시달릴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UPS(무정전전원장치)를 취급하는 K모씨는 “UPS의 경우 주요수요처 였던 벤처기업들의 수요가 없어진지 오래고 무정전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정밀기기의 보급도 시원치 않은 형편”이라고 말하고 “물량이 조금 늘어나도 내수부진으로 원자재와 임금상승을 제품가격에 반영할 수 없어 오히려 손실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채산성이 크게 떨어 질것이다”고 토로 했다.
알 림 마 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