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청, 1월중 축소여부 등 정책방향 제시 '이목집중'

정부는 이달 중에 단체수계제도 종합개선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전기조합 등 단체수계 품목을 운영하고 있는 중소기업협동조합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좌측 사진은 "전기조합" 전경>

단체수의계약제도에 대한 정부의 종합개선방안이 빠르면 1월 중에 발표될 전망이다.
이번 개선방안은 단체수계 축소 여부는 물론 앞으로 단체수계에 대한 정부정책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중소기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중소기업청은 단체수계를 점차 축소해 나간다는 기본방침 아래 중소기업에 미칠 파장을 완충하기 위해 적절한 속도조절을 놓고 함께 고민해 왔다. 이번 개선방안에는 정부의 이런 방침이 반영될 것으로 보이며, 중소기업계는 축소방침의 속도가 어느 정도일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기청은 또 단체수계 종합개선방안에 의거, 단체수계운영규칙(중기청 고시)을 함께 개정해 나갈 방침이다. 이에 따라 단체수계를 운영하는 중소기업협동조합들은 해당 품목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단체수계를 운영하는 해당 조합은 물론 단체수계 수혜 중소기업은 단체수계 제도 변화에 따른 대책수립을 위해 더욱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중기청은 이와 함께 지난해 12월 말 2004년도 단체수계 대상품목을 지정 공고, 향후 단체수계 운영 방향을 가시화했다.


*** 개선방안 무엇이 담기나.

중기청의 개선방안과 관련, 가장 주목을 끄는 부분은 단체수계운영규칙 개정안.
이 규칙은 해당 조합이 단체수계를 운영하는 지침으로서 단체수계 축소는 물론 정부의 향후 정책방향이 그대로 반영된다.
특히 ‘3진 아웃제’의 존폐 여부가 핫이슈다.
현행 단체수계운영규칙에서는 2002년 이후 3년 연속으로 단체수계 물량을 배정받은 조합원은 다음해에는 물량을 배정받지 못하게 규정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내년부터는 대다수의 조합원이 단체수계 물량 배정에서 제외된다. 전기조합이 운영중인 품목도 이 규정을 그대로 적용받게 된다.
이는 해당 품목을 사실상 단체수계 대상품목에서 폐지하는 것이란 게 중소기업계의 시각이다. 이에 따라 해당조합원 물론 수혜기업들이 폐지를 주장하는 핵심규정이다.
또한 업체별 단체수계 매출비중 한도에 대한 규정에도 이목이 모아진다.
단체수계 수혜업체가 올해부터는 총 매출액의 60% 이상을 단체수계를 통해 올릴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난해까진 단체수계 매출한도비중이 총 매출의 80% 미만이었다.
이는 중소기업들이 단체수계에만 의존하지 말고 자발적인 민수시장 개척을 유도한 조치다.
하지만 단체수계 수요기관인 정부 및 정부투자기관 의존도가 높은 품목은 시장특성상 이를 그대로 적용하는 게 무리다. 변압기는 한전이 대부분을 구매하는데 변압기 전문업체의 경우 매출의 40% 이상을 민수시장에서 올린다는 게 시장여건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는 전선품목도 마찬가지다.
이와 함께 정부는 단체수계 운영 조합에 대한 관리감독을 대폭 강화할 전망이어서 추이가 주목된다.


** 중기의 젖줄인가 무덤인가.

단체수의계약제도는 지난 65년 신설·도입된 이래 존폐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중소기업의 판로확보를 통한 경영안정을 도모한다는 장점과 경쟁배제로 중소기업의 자생력을 떨어뜨린다는 단점이 충돌하기 때문.
중소기업과 대기업, 수혜업체와 비수혜업체 간의 논쟁이 끊이지 않았으며 특히 지난해 말 정부가 대대적인 단체수계 실태조사를 실시하면서 그 논쟁은 더욱 가열됐다.
이와 관련 정부는 공정한 시장경쟁 조정을 위해 단체수계를 단계적으로 줄어나가야 하며 결국은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 강하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계는 단체수계의 필요성을 강력 주장하는 한편, 정부의 향후 정책 운영방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소기업계가 이처럼 단체수계 사수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단체수계 존폐 여부가 중소기업의 사활을 좌우한다는 인식에 따른 것.
단체수계 품목이 줄어들어 현행 품목이 제외될 경우 해당 조합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중소기업협동조합은 단체수계를 통한 공동판매사업을 핵심으로 하고 있으며 조합 운영예산도 공판 수수료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조합원들은 사실상 단체수계 물량배정을 받기 위해 조합에 가입하고 있기 때문에 해당 품목이 단체수계에서 빠질 경우 조합원 수도 급감할 수밖에 없다.
또한 중소기업체들도 생산품목이 단체수계 품목에서 제외될 경우 판로확보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게 된다. 특히 단체수계 의존도가 높은 업체일수록 영세한 경우가 많아 그 파장은 큰 게 사실이다.
반면 단체수계제도가 업계의 발전을 저해한다는 주장도 거세다.
특히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중심으로 폐지주장이 강하다. 이들 업체는 중소기업들이 안정적인 물량배정에 안주해 기술개발과 품질향상을 등한시 함으로써 업계 기술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또한 물량배정에 있어서도 비리와 부정이 끊이지 않고 있어 업계의 시장질서를 문란케 한다고 지적한다.
정부는 이 같은 상반된 주장을 다각적으로 검토, 이번 단체수계 종합개선방안에 반영한다.
특히 이번 개선방안은 지난해 정부가 대대적으로 실시한 단체수계운영실태조사 결과와 산업연구원의 품목타당성 조사결과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비상하다.
중기청은 지난해 4월부터 7월까지 감사원, 공정위, 기협중앙회와 합동으로 단체수계 운영 조합에 대한 대대적인 단체수계 운영실태조사를 실시함으로써 적지 않은 비리와 부정을 적발했다. 또 중기청은 단체수계 대상품목에 대한 타당성 연구용역을 의뢰해 단체수계 대상품목의 적합성 순위를 매겼다.


**** 단체수계란 무엇인가.

단체수계 제도는 정부 및 공공기관이 단체수계 대상품목을 발주할 경우 공개경쟁입찰이 아니라 해당 조합과 수의계약을 체결하고, 조합은 수주물량을 조합원사에 균등 배분하는 제도다.
이 제도는 중소기업 판로확보를 통한 경영안정이란 긍정적 요인과 함께 시장경쟁 배제로 인한 경쟁력 약화라는 부정적 요인을 함께 갖고 있어 65년 도입 이래 줄곧 존폐논란이 식지 않고 있다.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은 만큼 단체수계 대상품목 수도 주변여건에 따라 부침이 많았다.
단체수의계약 제도가 도입된 65년에는 21개 조합이 181개의 단체수계 대상품목으로 운영했다.
이후 81년 중소기업제품구매촉진법이 제정되면서 단체수계는 대폭 확대됐다. 83년에는 대상품목이 1천474개로 최고조에 이르렀다.
이후 99년 독점규제와 공정거래를 골자로 한 ‘카르텔일괄정비법’이 제정되면서 단체수계는 된서리를 맞게 됐다. 또 ‘중소기업진흥 및 제품구매촉지에 관한 법률’이 개정돼 99년부터 연간 20%씩 물품 수를 축소토록 했다.
그러다 2000년 12월 중소기업계의 단체수계 축소 반대주장을 반영해 의원입법으로 관련 법을 개정, 품목 수를 당시 수준(2000년 154개)으로 유지토록 했다.
2003년에는 146개 품목이 지정됐으며 12월 2개 품목이 신규 지정돼 총 148개를 운영했다.
2002년 말 현재 단체수계 납품실적은 4조5천479억원, 참여업체 수도 1만2천695개에 달한다. 특히 전기조합의 납품실적은 총 3천397억원(전체 실적의 7.5%)을 기록, 단체수계를 운영하는 97개 조합 가운데 레미콘조합, 아스코조합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중소기업계는 정부의 단체수계 개선방안이 불러올 파장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보이며 대책마련에 분주하고 있다.
<우측사진은 지난해 단체수계실적 3위 품목인 '배전반'이 운영되고 있는 모습>